효리세상


 

     
   
 



별빛    [정보] 엘르 인터뷰 - 효리는 효리다 2008/10/21
효리는 효리다


누구나 그녀를 알지만 아무도 그녀를 모른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그녀는 거기 있었다. 세상을 향해, 100%의 이효리를 드러낸 채로.



앨범 타이틀이 <잇츠 효리쉬(It's Hyorish)>라니, 이보다 의미심장할 순 없을 것 같다. 쉽게 붙인 이름이 아닐테지.

굉장히 고민했다. 아무데나 붙여도 되는 제목은 싫은데 딱히 마음에 와 닿는게 없었다. 그러다 새벽에 문득 떠오른 말이 '효리쉬'다. 솔직히 그 단어를 붙이는 게 부담스러웠다. 나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이름이니까. 없는 말, 신조어이니까. 그런데 그만큼 자신 있었다. 예전엔 프로듀서나 회사 입김도 많이 들어가고 하고 싶은 100%를 다하진 못했는데 이번엔 누구의 터치도 없이 스스로 기획하고 다 만들었으니까. 아, 이 앨범이라면 이 제목을 붙여도 되겠다 싶었다.

효리쉬, 효리답다는 건 과연 뭘까.

많이 생각했는데 '효리는 어떤 거다'라고 딱 규정지을 수 없는 게 '효리쉬'같다. 어떠한 장르나 이미지가 아니라 계속 도전하고 새로운 걸 추구하는 것. 원래 '이건 되고 전건 안 돼, 난 이런 스타일만 좋아'라는 게 없다. 오픈 마인드라 옷도, 남자도, 음악도 장르에 관계없이 전부 겪어보고 싶어한다. 그 모두를 포용할 단어를 겨우 찾은 거다.

요정이라 불리던 핑클이 데뷔한게 딱 10년 전이었다. 그 10년을 이번 앨범 한 장으로 총망라하는 느낌이었는데.

맞다

그래도 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스스로를 오픈하는 건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외국 앨범들 보면 격하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이 많잖아. 나 어제 누구랑 잤다는 얘기까지. 물론 받아들이는 시각은 우리와는 많이 다르지만.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어느 정도 내 얘기를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했다. 게다가 나는 이미 너무 많이 오픈된 스타고 신비주의도 아니니니까.

그럴 때가 됐다?

그런 느낌도 받았고, 이젠 내가 그런걸 오픈해도 어떤 편견을 들이대지 않을 만큼 사람들이 나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기도 하고, 그저, 내 얘기를 하고 싶었다.

'얼마나 내가 많은 걸 버리고 이 자리에 섰는지'라는 가사에서 멈칫했다. 10년 동안 이효리는 대체 뭘 얻고 뭘 잃었길래.

하나하나 따지자면 너무 많지만 솔직히 얻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 뭐 일단 돈도 많이 벌었고 명예도 얻었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어떤 힘도 얻었지. 이제 내 말을 사람들이 들어주고 인정해주고 믿어주니까. 또 많은 사람을 잃었고 또 얻었다. 여자로서 어떤 자유를 잃었고, 솔직히 학교 생활 제대로 못한 것도, 단란하게 가족 여행 한 번 못 가본 것도 안타깝다. 사소하게는 놀이동산이나 수영장, 사우나 이런 데 한 번도 못간 것도, 예전에는 사람 한 명도 없는 동네 사우나 같은 곳을 몇 군데 개발해 놨었는데 그나마 다 없어졌다.

'이발소집 딸'은 그래서 특별한 곡일 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상황은 달라졌지마, 나는 여전히 네가 알던 그 '이발소집 딸 이효리'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거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지금은 너무 강한 여자 혹은 대스타로 보니까. 사실 나, 그런 사람 아니다. 나도 똑같다, 아니 어쩌면 조금 더 소박한 사람이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노래 굉장히 좋아한다.

안 그래도 이효리 하면 의리파 이미지다.

그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린 시절 친구들도 꽤 많이 남아 있을 것 같은 데.

연예인끼리 뭉쳐 다니면 으쓱해지는 것처럼 느끼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한 순간, '아. 이건 좀 아닌데' 싶을 때가 있었다. 오히려 연예인 친구가 거의 없다. 100% 다 이해해주고 포용해주는 어린 시절 친구들 같지 않더라.

그때 그 시절 친구들은 뭐라고 충고하나.

그 친구들은 내게 충고 같은 거 잘 안 한다. 안쓰러워 하고 보듬어주고 용기를 주려고 하지. 항상 열심히 해라, 사람들 말에 너무 흔들리지 말라고 한다.

<패밀리가 떴다>는 이번 주 시청률도 예는 1위더라.

그러게.

이젠 예능 프로그램에서 위치가 달라졌다.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랄까, 다른 출연진을 리드해야 하는 입장이니 그것도 또 부담이지?

재석 오빠도 마찬가지지만 이제 나는 주인 같은 역할이어서 처음 예능하는 친구들을 받쳐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근데 가끔 팬들이 그런다. 잘 나가는데 뭐하러 욕먹으면서 그러냐고, 나도 문득문득 서운할때가 있다. 내가 꼭 뭔가 바라서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금은 그런거 연연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친구나 누나처럼, 내 몫을 해내려 한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효리가 그랬지, 바라는 거 없이 열심히 했지' 알아주지 않을까.

예능의 재미를 처음부터 느끼진 않았을 텐데, 사실 내가 망가져 남을 즐겁게 하는 일이 쉬울 리가 있나.

그런데 난 예능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람들 웃기고 사람들 앞에서 망가지고 그러는 거 좋아했다.

망가져도 미모가 살아 있다는 자신감 때문일까?

모르겠다. 내 안에 그런 피가 흐르는지. 하하.

이른바 예능 본능이란 거군.

예쁘다. 멋지다는 칭찬도 좋지만 사람들이 웃어 주는 게 좋다. '너 진짜 왜 그래, 너무 웃겨.' 그런 말들이 되게 좋았다. 만약 가수가 안 됐으면 어쩌면 코미디언이 됐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좋아서, 진심으로 하는 일이다.

예능 프로그램 속 이효리는 참 잘 웃고 잘 운다. 그것도 진짜?

맞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티가 난다. 그게 대본이라도 저 정도까진 못할 것 같다는 느낌.

잘 웃고, 잘 울고, 잘 화내고, 잘 풀어지고, 성격이 버라이어티에 어울리나 보다. 나이가 들면서 많이 나아진 건데, 아직도 절대 무던한 편엔 못든다.

그러다 보면 자주 부딪힐 텐데.

많이 부딪히기도 하고.

누군가와 오랫동안 불편한 관계인 것도 못 버티겠네.

그렇지, 아예 안 보거나. 남자 친구도 마찬가지인데, 질투도 많이 하고 감동도 많이 하고 싸우기도 많이 한다. 그만큼 사랑한단 말도 많이 하고, 모든 일에 열정적인거지.

어떻게 그 많은 걸 다 열정적으로 하는 게 가능하지?

그러게. 되게 피곤한 스타일이다. 무던해서 이리도 흥, 저래도 흥, 그러는 사람들도 있던데 나는 좋고 싫은 게 너무나 분명하니까. 그래서 나를 받아 들이는 사람도 극과 극으로 나뉜다. 팬들이나 안티마저도. 정말 사랑하거나 맹렬히 공격한다.

그 와중에 정말 못 참겠는 건? 사람이든 물건이든.

자기만의 어떤 기준을 세워놓고 거기서 벗어나면 무조건 좋다 나쁘다 판단하는 사람들. 다르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 자기가 안 한다고 담배피니까, 술 마시니까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 있잖아. 화장 진하게 한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 다 자기만의 스타일인데. 공부 잘하고 착해도 담배 필 수 있는 거고.

스타 이효리의 행동 반경은 거의 오픈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런 부당한 편견들과 마주치면 어떻게 대응하나?

처음에는 내 스타일대로 반응했지. 그러니까 인터넷 댓글만 봐도 막 울고 화내고, 내가 무대 의상을 야하게 입는 거지, 평소엔 '추리닝'만 입고 다닌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거 하나로 헤픈 여자, 남자들 많이 꼬시는 여자라고 제멋대로 이야기해 버린다. 그게 너무 싫은데, 지금은 스스로 변화를 많이 주려고 노력한다. 무대에선 화려하게 입지만 <패밀리가 떴다>에서는 '몸빼' 바지도 입으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쪽을 택한거지. 제발 그런 선입견 좀 버렸으면 좋겠다. 나 하나로 어떻게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킬순 없을까 노력도 해봤지만 하루 아침에 되지는 않더라고. 그리고 자꾸 공인, 공인 하는데 내가 무슨 공인이야. 나는 사적인 '사인'이거든요. 사람들 앞에서 일하는 사람이지만 공인은 아니거든. 나는 나일 뿐인데 공인으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네, 이야기 하는건 좀 아니잖아. 10년동안 성실하게 법에 어긋나는 짓 안 하고, 열심히 좋은 모습 보였으면 됐지. 사적인 부분까지 100% 완벽하게 보여줄 필요는 없는 거잖아.

너무 시어머니가 많은 거지.

그러니까. '열심히 하는 척 하더니 뒤로는 저럴 줄 알았어' 이러는 데, 연애 때문에 음악이나 방송을 소홀히 한다면 모르까, 저, 안 그러잖아요. 사람을 때렸거나, 음주 운전 한 걸로 질타 받으면 충분히 감수하겠는데, 사적인 것들로 질타 받이면 진짜 서운하고 답답하다.

안그래도 지난 10년간 가장 성처를 많이 받은 건 그런 언론들이었단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지. 이번에도 마찬가지였겠네.

이번 열애설 기사가 났을 때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에 있었다. 기사가 났다는 얘기만 들었지 아무 말도 한 적이 없거든. 그런데 열애설에 이어 이제는 내가 눈물로 호소했다, 법적 대응하겠다 더 난리가 났더라고. 볼 때마다 너무 답답한 거다.

아니 효리씨가 그런 말을 안 했는데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거지?

기획사에서 그런 건지, 아니면 기자들이 지어내서 쓴 건지 나도 모르겠다. 중요한 건 종종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이나 행동들이 기사로 나고, 또 거기에 대해 내가 다시 질타를 받는 상황이 번복된다는 거다. 너무 답답한데 그렇다고 일일이 나서서 '맞다, 아니다'라고 사생활에 관해 말하기도 싫고 말야.

얘기를 안 하면 사실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얘기를 하면 더 큰 문제가 된고?

아예 나는 예전부터 이야기 했다. 연예인으로 할 책임과 의무는 다 하겠지만 사적인 부분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그런 거라도 있어야 숨쉬고 살지 않겠나. 어떤분들은 솔직한 게 매력인데 왜 얘기 안 하냐고 한다. '외국처럼 쿨하게 하지'라며. 그게 제일 어이가 없었다. 외국처럼 받아줄 수 있는 마인드도 아니면서 월 외국처럼 쿨하게 얘기를 하래. 섹스 비디오가 터져도 멀쩡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나라와 우리나라를 어떻게 비교할 수가 있느냐고요.

그 많은 기사들을 직접 다 보는 건가?

여지껏 10년 동안 그래왔다. 거의 매일매일 체크해가며 본다.

그거 엄청난 스트레스 아닌가? 지금처럼 하지 않는 말들까지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스트레스지만 어쨌든 내 입으로 나간 것처럼 나온 기사들이니까. 아예 안 보면 나중에 대응할 수가 없잖아. 어쩔 수 없이 보는 건데 보면서 울기도 하고 그런다.

그래도 이젠 내공이 쌓였겠지.

아무래도 그렇지. 또 저러나 보다 한다. 예전엔 하나하나 모두 큰 일이 난 줄 알았다. 이거 하나 때문에 내가 어떻게 잘못되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다 그때뿐이더라. 그렇게 기사가 많이 나는 대신에 금방 잊어버리는 거지. 관심이 시들해지고.

일거수 일투족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에 생기는 일인 건 맞을거다.

다들 그렇게 이야기하는데 그런 말이 나한텐 위로가 안 된다. 모르겠다. 나중에 내가 뭘 해도 아무런 기사가 안 나게 되면 '그때가 좋았어'라고 돌아볼지.

M.net '오프더레코드 효리'에선 엄정화 씨와 이야기하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어찌보면 이효리의 롤모델일 수 있을 테니까.

개인적으로 정화 언니를 잘 알진 못했는데 마음은 남달랐다. 어떻게 보면 거의 같은 길을 걷고 있으니까. 이야기해보니 역시 누구보다 내 마음을 잘 알고 계시더라. 참 많이 위로가 됐다. 이번 스캔들 터졌을 때도 제일 먼저 연락했다. 언니, 저 어떡하냐고, 이런 일 생겼다고. 근데, 그분 참 침착하시다. 진짜 나와는 비교가 안 돼. 이번에도 정화 언니가 '괜찮을 거야. 별일 없을 거야'라고 해서 힘을 많이 얻었다.

이효리도 당연히 나이를 먹는다. 여전히 섹시한 이미지를 포인트로 삼고 있고, 다시 활동하니 어땠나.

솔직히 난, 나이 드는 거에 대해 별 실감을 못한다. 오픈마인드잖아. 나이 들면 드나 보다. 나이 들면 어렸을 때 못한 거 하면 되지.

본인은 괜찮다는데 또 주변에서 난리인 거군.

서른 살인데 섹시 가수를 할 수 있겠느냐 그랬는데, 했잖아요, 보여 드렸잖앙. 이번 앨범으로 보여드렸으니 뭐라 할말이 없다. 앞으로도 하기 싫어서 그만두면 모를까, 나이 때문일리는 없을 것 같거든. 그것도 마찬가지다. 자꾸 서른이니 마흔이니 나이만 강주하면서 될 수 있을까를 논하는데, 섹시함이 젊었을 때읜 전유물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 나이 들어도 훨씬 섹시한 수 있거든.

그래도 딱 지금, 솔직히 내가 봐도 너무 섹시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있지?

무대에 설 때. 가장, 그 어느 순간보다. '필' 충만 있잖아. 이제는 사람들도 그걸 아는 것 같다. 무대 위의 효리가 제일 멋있다. 빛이 난다.

평소에 망가진 모습까지 다 보여주니 한층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 같은데.

나는 진짜 섹시한 스타일이 아니거든. <패밀리가 떴다>가 거의 99% 본 모습이다. 그건 리얼이다. 요즘에는 무대 위 이효리에 적응을 못하며 정말 '걔가 걔냐'면서 매치가 안 된다는 사람도 가끔 있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도.

가수들은 늘 입을 모아 말하더라. 무대에 오르는 건 중독이라고. 한동안 안 서면 되게 그립지?

겁 많고 소심한 딱 A형에다 외로움도 많이 타는데 딱 내 차례가 돼 무대가 시작되는 그 순간엔 마치 '레드 선!' 주문을 외치는 것처럼 사람이 달라지는 거다. 온통 내 세상인 것 같다.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너무 행복하다. 마약은 안 해봤지만 기분이 '하이'라는 건 그런 느낌 아닐까.

그래서 다들 그렇게 뛰어다니나 보다.

나도 나름 낯가리는데 무대 위에서 처음 본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하는 걸 보면 되게 신기하다. 그동안 분출하지 못했던 걸 다 풀고 내려오는 느낌. 그건, 안 해보면 모른다.

노래는, 앞으로도 멈추지 못하겠네.

그럴 것 같다.

무대 아래에서 열광하는 관격들 표정도 보이고?

예전에는 안 보였다. 긴장한 상태에서 안무 생각하랴, 노래 부르랴 신경을 못 썼는데 지금은 하나하나 다 보인다. 눈을 맞추면서 어떤 걸 더 좋아하는지, 그런 것들 하나하나 느끼면서 그때 그때 움직인다. 지금은 예전처럼 짜맞춰진 안무에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훨씬 자유롭게 움직이는만큼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무대가 됐다.

몇 달 쉬다가 새 노래 들고 나오면 그래도 떨리나?

준비하는 동안엔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서 잠도 못 자는 완벽주의자 스타일이다. 떨리기도 하고, 심리 상태가 되게 불안정해진다. 근데 노래나 무대 모두 '아, 이거다' 싶고 자신감이 생기면 안 떨린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래, 보여주겠다. 한 번 봐라, 이런 생각이었지 팬들이 이걸 좋아할까 안 좋아할까 조바심 내진 않았다.

노래와 예능 프로그램, 그 둘은 계속 가지고 가는 거지?

그렇지. 먼 미래를 굳이 떠올린다면 내 이름을 건 토크쇼라든지 음악 쇼를 꿈꾸기도 한다.

이미 제의가 들어오고 있지 않나?

얼마 전에도 제의가 들어오긴했다. 근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그건, 내가 좀 더 연륜이 쌓이고 영력이 생기고, 말을 조리 있게 하고, 모든걸 포용할 수 있는 그런때가 되면.

연기는?

연기도 너무 해보고 싶다.

미련이 많이 남았을 것 같다.

딱 맞는 배역을 맡으면 되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꾸준히 러브콜은 들어오지?

들어오는데 이상하게 하고 싶은 배역이 없다. 장난스럽거나 로맨틱한 것보단 독특하고 파격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거든.

'천하무적 이효리'란 노래도 있었잖아. 들을 때마다 문들 궁금했다. 이것만 있으면 이효리는 '천하무적이다'라는게 혹시 있다면?

사랑?

우와.

진실한 사랑?

너무 어렵잖아.

남자친구.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꼭 옆에 있어야 되는 스타일이다. 사람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이 의지하는 편이다. 딱 내편이 돼주고, 용기를 북돋워주면 그 어떤 것도 두려움 없이 해낼 수 있는 스타일.

그래서 지금은 어떤데? 솔직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섹시 스타 이효리가 연애에 서툴 거란 생각은 안 든다.

그런데 연애할 때 어려운 점이 너무 많다. 나도 그렇지만 나와 만나는 사람도 그렇잖아. 조심해야 할 부분도 많고, 어떻게 보면 성격도 하는 일도, 내가 너무 어려운 사람인 거지.

아까 질투도 되게 많다고 그랬지.

내가 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가 어려워한다. 게다가 자기 여자가 온 국민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거, 누가 좋아하겠어. 특히 우리나라 정서상. 그런 것들 다 감수하고 안아줄 수 있는, 정말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리는 거지.

그냥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언젠가 나타나겠지. 그런 것들 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고, 내 상대방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별도 많이 하고. 그치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내 운명이다. 이미 이 길에 들어선 이상 받아들여야지. 이제까진 나도 상대방도 너무 어렸으니까. 앞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좀 더 포용해주고 깊게 생각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걸 기대하고 있다.

얼마전 터진 열애설은 뭔가? 근데, 이런거 물어도 되나?

괜찮다. 얼마든지 물어보시라.

오히려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은데?

사귀고 안 사귀고는 말씀 드리고 싶지 않다. 지극히 개인적 사생활이고, 사귄다고 밝혔을 때 오는 파장은 말 안 해도 많은 분들이 공감할 거고,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점에 대해 끝까지 비밀로 하고 싶다. 다만, 화가 났던건 두 달 동안 따라다니면서 몰래 사생활을 찍어 동영상까지 유포해야 했느냐는 거다. 안타깝고 서운하다. 나는 연예인이니 감수한다고 치지만 상대방은 연예인도 아닌데, 한참 공부하고 있다고 써 놓고선 말이다. 그 사람 집안이니 계열사가 몇 개니 하는 거, 나도 기사보고 처음 알았거든.

'상대 모모씨는 자상한 성격에'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더라

그러니까. 어떻게 아냐고요. 그러다가 내 주변에 누가 남아 나겠나. 서로 지켜줘야 할 부분을 지켜주지 못하는 게 참 아쉽다. 진짜로 그 사람 터졌을 때 다 그만두고 잠적할까 생각도 했다. 내가 되게 감정적이잖아. 숨어버리고 싶었다.

정말 잠적한 적은 없고? 핑클 이래 무려 10년인데.

예전에 2집 타이틀 곡으로 표절 시비 났을 때, 음악 방송이 잡혀 있었는데 취소됐다. 엄마 아빠가 계속 방문을 열어보면서 '괜찮냐, 밥 먹어라, 뭐해라' 그러는 거다. 일하러 나가야 하는 시간에 집에 있으니까 너무 어색하고 할 일이 없길래 집을 나와서 호텔에서 한 4일 정도 잠적한 적이 있었다.

혼자?

혼자. 그때도 하얏트 호텔이었다. 하얏트 호텔이랑 뭔가 있나 보다. 전화를 꺼놨더니 주변에서 난리가 난거다. 그냥 호텔에서 편안하게 있었는데. 4일동안 밖에 안 나오니까 호텔 매니저가 무서웠던지 확인하러 왔더라고, 문을 똑똑 두드리더니 '괜찮으세요' 물어보는 거지. 아무 것도 안 먹고 바게트 빵 하나 사들고 들어갔거든. 그때 말고는 잠적한 적은 없다.

10년 활동에 잠적 한 번이면 그래도 훌륭한 성적이다.

소소한 일들이 있었지만, 다행이 큰 탈 없이 운 좋게 편안하게 온 것 같다.

결혼 생각은 있고?

그럼! 완전, 상당히 있다. 결혼에 관한 고정관념도 진짜 깨보고 싶다. 결혼해서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거 보여주고 싶다. 결혼한 여자 연예인은 많아도 가수는 거의 없잖아.

일본에선 아무로 나미에가 또 컴백했더라.

아무로 나미에니까. 일본이니까 가능한 거였지. 그런데 만약에 결혼할 남자가, 진정 사랑하는 남자가 정말 못 견디게 싫다 그러면 나는 활동 안 할 것 같다. 사랑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우와. 매니저가 들으면 긴장할 소린데.

하하. 내가 좀 말을 안 듣기로 유명하다.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로망도 있겠다.

많지. 이 생활 자체가 너무 외롭잖아

정말 내 편이 있었으면 좋겠는 거지?

진짜 변하지 않는, 항상 가까이에 의지할 수 있는 내 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 편인 아이들도 있었으면 좋겠다.

벌써 아이 욕심까지?

그럼 '완전' 있다. 빨리 아이도 갖고 싶다.

우와

난 어렸을 때부터 결혼도 빨리 하고 아기도 빨리 갖고 싶었다. 그때 가서도 무대에 서고 싶으면 계속 서는 거고, 또 다른 걸 전념하고 싶으면 그 걸 하는 거고. 갑자기 공부하고 싶으면 공부를 할 수도 있고 말이다.

또 뭐가 이효리를 흔드나. 음악이나 방송말고 또 푹 빠져 사는 게 있나?

너무 어려운데. 그 둘의 비중이 너무 커서 다른 데 빠질 여유가 없다. 아, 고양이? 두 마리 키우는 중인데 푹 빠져선 모든 게 그 아이들한테 맞춰져 있다. 새로 나온 간식이 없을까, 또 뭐 사줄게 없을까 만날 알아본다.

고양이 키우면 결혼하기 힘들다는 소리도 있다. 웬만한 남자가 눈에 안 들어온다는 거다.

어, 나는 많이 들어오던데. 하하. 지금으로선 고양이 말고 특별히 빠져 있는 건 없는 것 같다. 거의 워커 홀릭인 거지.

하나에 빠지면 몰두하는 타입이지?

그래서 겁이 나서 손을 안 대는 면도 있다.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다 봐야 되고, 게임을 하면 초고수가 될 때까지 해야 하거든. 그런 성격이다 보니 일할 때는 일에만 열중하려고 노력한다.

스타일표절 시비가 났을 때 궁금했던 건 과연 이효리가 직접 보고도 오케이를 했을까 라는 거였다. 솔직히 컨셉트나 소품들이 확연하게 비슷한 경우도 있었잖아.

모든 스타일은 돌고 도는 건데, 오픈 마인드답게 너무 여러 가지를 시도하다 보니 그런 시비에 휘말리는 경우도 많다. 에이미 와인 하우스 스타일 표절 시비 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솔직히 눈꼬리가 올라간 스타일이 그 누구의 전유물은 아니었잖아. 내가 그 사진을 미리 봤어도 오케이 했을 것 같다. 뭐 어때. 이게 에이미 와인하우스 스타일이야? 이건 예전 브리짓 바르도부터 내려오던 스타일이잖아. 아무로 나미에와 한참 비교되던 경우도 마찬가진데, 그거 돌체 앤 가바나 원피스였다. 그걸 아무로 나미에만 입어야 되냐고, 아니잖아. 그건 솔직히 아무로 나미에가 입은 건지 몰랐다. 파리 갔다가 너무 예뻐서 샀고, 우연치 않게 앨범 촬영할 때 입었던 거다. '누구 스타일을 베껴 인기를 한 번 얻어봐야겠다, 돈 벌어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한게 아니었으니까, 내 마음속에선 잘못한게 아니었다.

당당한 이유가 그거였군.

나는 어떤 실수도 할 수 있는 사람이지만 내 마음만 정정당당하다면 괜찮거든. 만약 다른 꿍꿍이가 있었다면 속 마음이 너무 괴로웠을 거다. 그런 게 아니니까, 진실은 언젠가는 알아준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이제 세계가 정말 하나가 됐잖아. 인터넷도 너무 발달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진짜 내가 한복을 개량해 입지 않은 한 어떻게 나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이 있겠나.

와우. 시원시원하다. 언제 국민과의 대화 한 번 해야 하는거 아닌가.

<100분토론>에 한 번 나가야 되는데.

그러니까. 왜, 여태 섭외가 안 들어왔지.

내가 생각인 분명한데 조리 있게 표현하는 건 좀 약하다. 흥분해서 말하는 스타일이라서 누구랑 토론을 하면 항상 진다. 막판에 울거나 감정적으로 나가는 거지.

스트레스들은 다 어떻게 푸나.

단순해서, 내 편들을 만나 내 편들의 얘기를 듣는다. '너가 잘못한 거 없어. 잘하고 있어. 그대로 밀고 나가.'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그런가 보다 한 번 더 확인하는 거다. 그리고 또 팬사이트에 들어가서 '언니는 잘하고 있어요.' '잘못한 거 없어요.' '멋있어요.' 이런 얘기 들으면 마음이 싹 풀리면서 괜찮아진다.

그게 정신 건강에는 최고인 거 같다.

그래서 지금껏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가끔 술 한잔 하면서 스트레스 풀고.

술, 굉장히 세다면서.

셌는데 요즘에는 좀 많이 약해졌다. 다른 사람보다는 센 편이지만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랑 마실 때는 끝까지 간다.

약한 모습, 스트러진 모습 보여주지 않으려고?

그래서 한두 번 함께 마셔본 사람들이 그런 소리 하는거 같다. 이효리, 술 진짜 세더라. 근데, 진짜 친한 사람들이랑 마실 땐 금방 잘 쓰러지고 그런다.

얼마 전에 후배가 갑자기 행복하냐고 묻더라. 왠지 좀 당황했다. 똑같은 질문을 해봐도 될까. 어떤가. 행복한가?

행복 ... 하하하. 문득문득 그렇긴 한데.

문득 어떤 순간?

음,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순간, 무대에 서는 순간, 내 판단으로 밀고 나갔던 일들이 인정받는 순간, 내가 스타일링한 옷이 인기 있을 때, 내 노래가 사람들에게 불려지는 순간. 아무 제약 없이 사고 싶은 거 사고, 먹고 싶은 거 먹을 때, 문득 생각한다. '내가 참 행복하지. 누가 이렇게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겠어.' 물론 못하는 것도 많지마. 혼자 운전하면서 여유롭게 달리는 순간도 행복하다. 그리고 너무 훌륭하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이렇게 내 얼굴을 예쁘게 바꿔 놓는 순간(마침, 아이라인에 몰두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고원혜에게 살짝 눈웃음을 치며). 하하. ■ 피처 에디터 박소영

(출처:인피니티 소슬님이 직접 타이핑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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