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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erider    [기사] [ t MAP] 이효리 2008/03/12


[2008-03-10 11:56]


이효리 : 요정이었던 여자, 한국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 트렌드 리더가 된 여자, 브랜드 가치 400억이 된 여자, 드라마 실패표절 시비를 겪어본 여자, 뭘 하든 잘 된다는 소리를 들었던 여자, 면전에서 “안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려 본 여자, 자신에 대한 악플을 보며 웃어 넘기는 리얼리티 쇼에 출연하는 여자. 모든 것을 해봤고, 모든 사람이 알고, 모든 칭찬과 욕을 겪어 본 여자. 그리고 올해 서른이 된 여자. 이 여자는 이제 무엇을 보여줄까.









핑클 : 이효리가 리더로 활동한 여성 4인조 그룹. 이효리는 핑클 시절에 대해 “뭔가 답답하고 뭔가 더하고 싶은 느낌”이 있지만, “그 나이 때는 그런 모습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회상한다. 실제로 핑클은 실질적인 마지막 앨범 <영원>을 발표한 직후 이효리는 댄스 가수, 옥주현은 발라드 가수, 성유리와 이진은 연기자로 데뷔하는 등 매우 활발한 개인 활동을 했는데, 이는 멤버들이 핑클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키워나갈 수 있었기 때문. 이효리는 핑클이 귀여운 요정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데뷔 초기에는 ‘맏언니 리더’의 포지션을 가졌고, 성숙한 이미지를 강조한 3집 에서 자신의 섹시한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으며, 이수영 콘서트 등에서 섹시한 무대를 보여주면서 그가 솔로 시절에 보여줄 캐릭터를 거의 완성했다. 이효리는 핑클을 통해 소녀들의 맏 언니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까지 차근차근 자신의 이미지를 바꿨다. 이효리의 솔로 시절의 영광은 갑자기 탄생한 것이 아니었다.






신동엽 : MC. 이효리와 KBS <해피투게더>를 함께 진행했고, 현재는 SBS <일요일이 좋다>의 ‘체인지’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신동엽이 SBS <헤이헤이헤이> 시즌 2를 진행할 때는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효리가 <해피투게더> 출연을 시작했을 당시 신동엽은 “어지간한 MC들도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며 이효리의 역량을 평가 했다. 실제로 이효리는 신동엽의 리드 속에서 “술을 마시고 바지를 벗고 잠들 때가 있었다”는 식의 대화를 거부감 없이 풀어내‘털털한 이효리’의 캐릭터를 만들었고, 이효리는 자연스럽게 아이돌에서 성인 여성으로 변신했다. 이는 이효리에게 편안한 이미지를 만들어
주류인 <산사춘> CF나 가수이면서도 엉터리로 노래를 부르는 ‘망고 송’의 <델몬트 망고> CF 출연이 가능케 했고, 이후 ‘10 minutes’처럼 섹시한 노래를 부르면서도 대중과의 친밀감을 잃지 않도록 했다.
최신 힙합 패션을 두른 ‘10 minutes’와 ‘Hey girl’의 이효리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여성이었지만, 오락 프로그램의 친화력은 이효리를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누구나 쉽게 말을 걸 수 있는 것 같은 여자의 이미지도 함께 가지도록 했다. 그리고 신동엽과 함께 출연한 ‘체인지’에서 지하철의 행인에게 “섹시 이미지는 한 물 갔다”는 식의 말을 들은 지금도, 오락 프로그램 MC로서 이효리의 가치는 여전하다. 적어도 한국에서 그 정도의 외모와 인지도에 “예전 남자친구와 키스할 때 종이학을 접는 기분으로 했다”는 말을 해도 사람들이 편하게 웃을 수 있고, 신동엽, 유재석, 김제동 등 여러 남성 MC와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주는 사람 역시 이효리 뿐이다.



김도현 : 작곡가. ‘10 minutes’가 수록된 이효리의 첫 솔로 앨범과 2집 앨범을 프로듀싱했다. ‘10 minutes’는 이효리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고, 많은 것을 잃게 했다. 핑클 시절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섹시한 이미지와 오락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부담없는 모습은 ‘10 minutes’를 통해 섹시하면서도 다가가기 쉬운 이효리만의 이미지로 통합됐고, 그것은 이효리의 캐릭터가 상업적으로 극대화될 수 있는 지점이었다. 여기에 ‘10 minutes’에 담겨 있는 힙합 패션과 클럽 스타일의 음악은 당시 한창 붐을 형성하던 클럽 문화를 대중에게 전파했다. 이효리는 누구나 ‘섹시’하면 그를 떠올릴 만큼 아이콘적인 위치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10 minutes’ 발표 뒤 이효리는 모든 대중과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고, 표면상 캐릭터가 아닌 ’가수‘로 얻은 인기는 그에게 실력을 입증하도록 요구했다. 립싱크 논란이 불거졌고, 인기에 비해 저조한 음반 판매량으로 거품론까지 제기됐다. 이효리가 타이틀곡 ‘Get ya’에서 그의 여유나 털털함 대신 여전사같은 모습으로 복귀한 것은 필연적인 선택이었다
그리고 김도현 작곡의 ‘Get ya’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Do something’과 표절시비에 오르면서 이효리는 슬럼프를 겪었다. 이효리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노래가 연상되기는 했지만 그 정도가 표절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역시 그의 말처럼 “사람들의 관심이 내게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선택한 정면 승부는 애초에 다 얻거나, 다 잃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효리가 이 때의 슬럼프를 벗어난 것은 오락 프로그램인 KBS <해피투게더> 복귀였다.



김수현 : 드라마 작가. 이효리가 김수현 작가 원작의 드라마 <눈꽃>에 출연한다는 기사가 실리자 자신의 홈페이지에 “그런 적 없고요, 나 아직 기절해 있는 중입니다”라는 글로 이를 부인했다. 이후 이효리가 출연한 SBS <세잎 클로버>에 대해 “이효리의 연기는 훌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수현 작가의 평과 관계없이 <세잎 클로버>는 대실패. 방송 도중 PD가 교체될 만큼 제작 분위기도 뒤숭숭했고, 재벌 2세와 가난한 여공, 그리고 정체를 숨긴 또다른 부유한 남자의 사랑이란 스토리는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후 시한부 인생의 여자 가수 캐릭터로 출연한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역시 마찬가지. 이효리는 자신의 평소 이미지를 뒤집는 캐릭터로 정면 승부를 걸었지만, 이효리가 그에 앞서 해야 했던 것은 좋은 작품을 고르는 일이었다. 김수현 작가는 <세잎 클로버> 방영의 실패에 대해 “이효리의 이미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배역”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세잎 클로버> 실패 이후 이효리를 빠르게 슬럼프에서 벗어나게 한 ‘애니모션’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뮤직비디오와 CF, 단편 드라마가 뒤섞인 이 작품에서 이효리는 가수로 성공하고픈 털털한 여성의 모습과 섹시한 댄서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줬고, 이는 섹시 아이콘 / 편한 여자 이효리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소화한 것이었다. 또한 그의 멋진 모습만 보여줄 수 있고, 정식 활동이 아닌 CF 활동이었던 ‘애니 모션’에 대해서는 대중의 시선도 한결 부드러웠다. 이효리는 자신을 ‘가수’나 ‘연기자’로 증명하려는 승부수 대신 CF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가꾸고, 오락 프로그램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발전시키는 것이 오히려 어울리는 ‘엔터테이너’였던 것인지도 모른다.




: 가수. 이효리와 MBC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함께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비에 이어 <비타 500> CF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CF에 함께 출연했다. 이런 관계 때문인지 루머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이효리가 한국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을듯. 루머가 퍼지기 전 둘은 전화를 주고 받을 만큼 친한 사이였다고. 지난 몇 년간 섹시한 남성은 비, 섹시한 여성은 이효리라는 등식이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여졌고, 남녀노소 모두 “이효리만큼 예쁘다”란 말을 예쁘고 섹시한 여성에 대한 일반적인 표현으로 쓸 만큼 엄청난 인지도를 가졌다. 이효리가 나이를 먹어 더 이상 섹시하건 그렇지 않건, 이 절대적인 인지도와 섹시 아이콘이라는 뚜렷한 이미지는 소수의 톱스타만 가지고 있는 자산.


하지만 이효리의 말대로 “사생활이 없을 만큼 바쁜 것을 행복으로 아는” 비와 달리 이효리는 과거 사생활을 위해 연예인 생활을 끝까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때도 있을 만큼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오락 프로그램에서 스스럼없이 사생활을 드러내면서 인기를 얻었다. 다른 연예인에 비해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이효리의 모습은 이효리가 몇 번의 위기에도 여전히 자신의 위치를 지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원동력. 그는 토크쇼에서 “연예인이 된 뒤 연예인 남자친구만 사귀어봤다”고 말하고, M.net <오프 더 레코드, 효리>에서는 자신이 과거만큼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는 동료의 농담을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이효리는 계속 정면 승부를 걸면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려 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실패하면 그 사실도 인정하면서 곧바로 다음 활동에 들어가 그것을 ‘지난 일’로 만든다. 그래서 <세잎 클로버> 뒤에는 ‘애니모션’이, ‘Get ya' 뒤에는 <해피투게더>가 가능했다. 그리고, 이효리는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의 실패 뒤에는 자신이 나이 들었다는 말에 눈물 흘리는 SBS <일요일이 좋다>의 ’체인지‘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이효리는 이겨낼 수 있을까.



김광수 : 엠넷 미디어 제작 본부장. 조성모, SG워너비 등 시대별로 굵직한 스타들을 제작한 기획자로, DSP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이효리와 계약했다. 섹시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내세운 이효리와 이른바 한국식 R&B 스타일의 가수들을 대거 제작하고, 드라마 타이즈 스타일의 대작 뮤직비디오를 대거 제작한 김광수의 결합은 말 그대로 기대 반 걱정 반. 실제로 이효리는 드라마가 결합된 뮤직비디오라 할 수 있는 <사랑한다면 그들처럼>의 제작, 음악 채널 M.net과 같은 계열사인 엠넷 미디어 등의 지원 등을 얻었지만, 우연찮게도 이적 후 <사랑한다면 그들처럼>과 관련된 각종 논란과 제작발표회 지각, 국민연금 체납 등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이중 국민연금 체납은 이효리의 계약 조건에 세금 대납이 있었고, 이효리는 국민연금 체납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니 기획사의 실수다. 하지만 엠넷 미디어에서의 이효리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최근 그의 활동 방식 때문이다. 이효리는 ‘체인지’ 진행 등을 통해 오락 프로그램으로 복귀했지만, 동시에 M.net <오프 더 레코드, 효리>를 통해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한다. 이효리의 솔직함은 언제나 매력적이었지만, 그 솔직함이 아예 리얼리티 쇼에서 표현될 때는 또다시 그 솔직함이 아예 리얼리티 쇼에서 표현될 때는 ‘얼마나’ 더 솔직할 것이냐는 식의 승부가 될 수도 있다.


이효리는 “언제나 섹시한 이미지로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대안이 오락 프로그램에서 늘 즐거웠던 이효리를 리얼리티 쇼에서 진지하게 만드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섹시 아이콘 이효리와 털털한 이효리, 가수 이효리와 오락 프로그램의 MC 이효리. 혹은 늘 가볍고 즐거운 이효리와 진지하게 승부를 거는 이효리. 이것들이 부담없이 하나로 섞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30대와 함께, 이효리에게 새로운 선택의 시간이 오고 있다.




Who is next

이효리와 CF에 함께 출연한 권상우가 자신의 영화 <야수>의 시사회에 초대한 최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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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강명석 기획위원



* 출처 : 매거진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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