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밀착데이트] 슬픔을 이겨낸 이수영의 '라라라'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의 일부분이다. 옆에서 한참을 지켜본 이수영(23)은 딱 ‘거울 앞에 선 내 누님’이었다. 나지막한 소리로 사근사근 얘기하는 모습이며, 20대 초반의 나이답지 않게 옹골찬 속내를 드러낼 때는 알듯 모를 듯한 깊은 향기까지 느껴졌다. 얼마 전 그는 4집 타이틀곡 ‘라라라’로 가수 데뷔 3년 만에 STV ‘생방송 SBS 인기가요’와 MTV ‘생방송 음악캠프’에서 잇달아 1위를 차지하며 ‘만년 2위’에서 벗어났다.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 소감을 물었더니 호들갑은커녕 입가에 옅은 미소만 머금었다.
“1위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정신이 멍했어요.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지난 3년 동안 1위 후보에 오를 때마다 늘 2등을 할 것 같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1등도 좋지만 전 2등까지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족해요. 정상에 오르면 내려가야 하잖아요. 뭔가 여지를 남겨두는 2등이 더 좋은 거 아닌가요.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고 성취할 게 없다면 살 필요가 없죠.”
이수영은 요 며칠새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마침내 ‘넘버 2’를 졸업했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하늘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부모님의 얼굴이 자꾸 눈에 밟혔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초등학생 때, 어머니는 99년 가을께 ‘아이 빌리브(I believe)’로 데뷔하기 1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 연예인이 된 후 이수영은 남동생과 여동생을 거느린 소녀가장 노릇을 해야 했다. 솔과 블루스 음악을 유난히 좋아하고, 앨범 곳곳에 아리도록 슬픈 동양적 체취와 원숙미 넘치는 보컬을 담을 수 있었던 건 슬픔과 인내의 고통을 이른 나이에 경험한 때문일 게다.
그는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나오는 편안함을 좋아한다. 지난 4월부터 진행을 맡고 있는 MBC 라디오 ‘이수영의 감성시대’(자정~오전 2시엸정홍대 연출)는 그런 점에서 남다른 애착을 갖게 한다. 늦은 밤 청취자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잔잔한 선율에 몸을 맡기는 게 무척 좋단다. 친하게 지내는 ★핑클의 이효리★와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하는 게 취미라는 그는 “극성스러운 건 딱 질색이에요. 팬들도 저를 닮아 차분한 것 같아서 좋아요”라며 빙긋이 웃었다.
‘이수영의 감성시대’의 클로징 대사로 “여러분 감사합니다”를 늘 잊지 않는 그에게 인기 연예인이라면 으레 하나쯤 있는 안티 사이트가 없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도 아닌 듯싶다. 오죽했으면 소속사 측에서 홈페이지에 안티 방을 따로 만들어줬을까.
‘라라라’의 후속곡은 ‘빚’이다. 비교적 쉬운 멜로디인 데다 그동안 팬들에게 진 마음의 빚을 갚고 싶은 생각에서 고민 끝에 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수영이 가장 애착을 보이고 있는 노래는 따로 있다. ‘팬텀 오브 러브(Phantom of love)’란다. 그 흔한 사랑 한번 못해 본 나이도 아닐 텐데 남자친구 있나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착하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외모는 미남보다는 호남형이 좋아요. 하지만 지금은 노래를 더 사랑해요.”
김용습기자 snoopy@sportsseoul.com
사진 |김미성 492naya@sportsseoul.com
*출처 : 스포츠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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