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라이프]‘섹시 평강공주’바로효리！
“제 글만 보다가 제 얼굴을 보면 다들 놀라요.”
대뜸 꺼내놓는 한마디에 주위 시선이 쏠릴 정도로 목소리가 우렁차다. 게다가 로맨틱 코미디와는 영 거리가 멀어 보이는 강인한(?) 인상을 지녔다. 주인공은 인터넷 인기소설 ‘삼수생의 사랑이야기’의 작가 이원영씨(30·연세대 성악4)다.
‘삼수생의 사랑이야기’는 2000년 PC통신에 연재돼 ‘동갑내기 과외하기’ ‘엽기적인 그녀’와 함께 ‘빅3’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인터넷 소설이다. 한마디로 말해 ‘현대판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사랑이야기’라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삼수생 출신 작가의 자전적인 모습이 담겨 있는 로맨틱 코미디다.
소설이 출간된 것은 2001년이지만 최근 그의 이름이 불려지는 일이 많아졌다. ‘삼수생의 사랑이야기’가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효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영화화되기 때문이다. 11월 중 크랭크인 할 이 영화는 인터넷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만큼이나 폭발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나리오 작업에도 참여한 이씨는 이효리가 여주인공으로 발탁된 데 대해 “청순미와 섹시미를 고루 갖추고 있어 ‘유니’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며 “조만간 공개될 남자 주인공 역시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고 귀띔했다.
이씨는 과거 PC통신 시절부터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인터넷소설 1세대 작가 중 하나. 소설가가 꿈이었던 그에게 인터넷이란 공간은 꿈에 날개를 달아 준 소중한 존재다. ‘삼수생의 사랑 이야기’ ‘원통한 남자’ 등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어 책으로 출판된 것도 있고 지상파 TV 단막극으로 만들어진 작품도 있다. 지금은 시나리오 작업까지 손을 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현재 연재 중인 ‘14년의 러브스토리’도 영화화 제의가 들어와 시나리오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에 대해 “독자 반응을 빠르게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묘한 매력이 있지만 이로 인해 사고의 반경이 제한됨을 느낄 때 많은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요즘 쏟아지는 10대 취향의 인터넷소설은 맞춤법이 아예 무시되거나 이모티콘이 너무 많이 사용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작가로서의 삶말고도 그에겐 또 하나의 인생이 있다. 바로 성악학도 이원영이다. 현재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자를 맡고 있는 그는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 ‘삼수생의 사랑이야기’에서 시도된 바 있는 ‘O.S.T가 삽입된 소설’의 형식을 빌어,직접 글을 쓰고 노래와 연주까지 도맡아 해볼 작정이다.
이씨는 “앞으로 어떤 장르든 가리지 않고 열심히 쓸 생각”이라며 “홈페이지(210love.com)를 통해 더 많은 팬과 호흡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고3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 나처럼 ‘삼수생’이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며 재치 있게 웃어 보였다.
/변재욱 리포터 bpaksa@hanmail.net
* 출처 : 스포츠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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