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희성] '효리 폰' '보아 폰' '김태희 폰''권상우 폰'….
최근 들어 시중에서 연예인 이름이 자연스럽게 붙은 이른바 '스타 폰'들이다.이는 주로 1020세대(10대.20대)들이 광고 등과 관련된 연예인의 이름을 붙여 만드는 것이다. 알파벳과 숫자 조합으로 이뤄진 복잡한 휴대전화기의 정식 모델 이름보다 정겹고,기억하기 좋기 때문이다.
이같이 휴대전화기에 연예인 이름이 붙기만 하면 관련업체로서는 보통 제품보다 최고 3배 이상을 더 파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일부 업체는 자사에서 먼저 스타의 이름을 붙여 시중에 제품을 내놓고 홍보하는 사례까지 있다.
◆ 인터넷이 이런 현상 더 부추겨=삼성전자는 스타폰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2003년 12월 신제품인 V420 광고 모델로 이효리를 선택했다. 당시 인기 절정이던 이효리가 출연한 광고가 대히트를 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의 특징을 딴 별명이 붙기를 바랐는데, 1020세대들이 '효리 폰'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며 "이런 현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효리 폰이라는 이름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지난해 8월 역시 이효리가 모델로 나선 슬라이드형 휴대전화기인 V540도 효리 폰으로 각광 받았다. 이 제품은 출시 후 3개월 만에 20만대가 팔렸다. 지난해 6월 출시된 V4400은 '권상우 폰'으로 유명하다. 이 제품은 출시 2개월간 15만대가 나갔다. 스타 폰이 아닌 일반적인 애니콜 1개 모델의 판매량에 비해 3배가량 많은 판매 실적인 셈이다.
◆ 자사가 직접 스타폰 이름을 붙이기도=LG전자의 사이언은 '김태희 폰(SV520)'과 '어머나 폰'으로 인기를 끌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출시한 KP3400의 광고에 가수 장윤정의 노래인 '어머나'를 사용했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나온 장윤정의 이 노래는 제품의 이름까지 '어머나 폰'으로 바꿔버렸다. 장윤정의 인기와 함께 판매고는 급증해 출시 이후 지난달 말까지 6개월간 총 28만대가 팔렸다. LG전자의 다른 제품에 비해 75%가량 많은 판매 실적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나온 김태희 폰의 후속 모델로 최근에는 아예 '똑똑한 김태희 폰(LP5200)'이라는 이름의 제품을 내놓았다. 서울대생인 김태희의 지적인 미모를 감안해 LG전자가 직접 지은 것이다.
◆ 파리의 연인 덕 본 팬택=팬택은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주말 드라마 '파리의 연인' 덕을 톡톡히 봤다. 이 드라마에서 박신양이 사용한 팬택의 PG-K6500은 곧바로 '박신양 폰'으로 불렸다. 이 제품은 파리의 연인 덕분에 10개월간 총 20만대가량 팔렸다. 또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수 보아가 모델로 나선 팬택의 P1 휴대전화기는 '보아 폰'으로 불린다. 보아 폰은 출시 이후 7개월간 15만대가 팔렸다.
이희성 기자
출처 :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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