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시청률 하락' 시트콤 더위 먹었나
[속보, 연예오락, 방송/연예] 2002년 08월 18일 (일) 14:49
시트콤이 생기를 잃고 있다.
사회적인 유행을 만들어냈던 <남자셋 여자셋> <순풍 산부인과> 등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시트콤은 KBS2 TV의 <동물원 사람들>, MBC TV의 <논스톱>, <연인들>, SBS TV의 <오렌지> <여고시절> <대박가족> 등 모두 6편.
이 중 <논스톱3>를 제외한 다른 시트콤들은 모두 10%안팎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청률 15%선을 유지하고 있는 <논스톱3>도 시청자를빨아들이는 힘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상태.
종류도 다양해지고 제작 노하우도 쌓였을 법한 시트콤이 갈수록 활력을잃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뻔한 스토리 라인
일선 PD들이 시트콤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을 ‘공개된 스토리 라인’으로꼽는다. 즉 시청자들이 이야기의 전개 구조를 알고 있거나 예측할 수 있어극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
실제로 대부분의 시트콤이 일일극으로 방송되면서 작은 에피소드들이 반복되다 보니 시청자들이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극의 배경을 동물원, 수영장 등으로 다양화 하고 있지만 정작 시트콤의 내용에는 배경에서 나오는 독특한 소재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내용은 같고 장소만 달라진 모습이다.
▲소재 제한
‘공개된 스토리 라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치나 성 등의 소재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미국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시트콤 <섹스 앤 시티> <엘리 맥빌> 등은 성과 정치 그리고 인종 문제까지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다룬다.
국내 시트콤 PD들은 ‘정치인에 대한 풍자, 성 표현의 제약이 심한 한국에서 이런 소재들을 과연 시트콤으로 다룰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허니허니> <행진> <골뱅이> 등의 시트콤을 연출한 김용재 PD는 “한국에서 이런 소재들을 다루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이런 제약 하에서는언어나 심리를 이용한 코미디가 가미될 수 밖에 없는데 이들 역시 풍자 문화가 없는 한국에서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외에도
시트콤의 앞길을 막는 원인 중 열악한 제작 환경도 지적 대상.
녹화 당일, 대본이 나오는 것도 시트콤 추락의 원인 중 하나다. 외국의경우 시트콤이 시리즈 별로 나뉘어 완결된 스토리를 가지면서 사전 제작되지만 우리의 경우 녹화 당일 대본이 나오는 것이 거의 보통이다. 당일 치기의 한계가 나타난 셈.
연기력 있는 스타급 연기자들의 시트콤 기피현상도 문제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시트콤 의 주역은 대부분 신인 연기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일부시트콤에서는 연기가 전공이 아닌 가수들이 주역으로 등장, 탄탄한 연기력에서 오는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 희망은 있다.
아직은 시트콤에 희망이 있다는 견해가 많다. 한국인의 정서상 일반 오락 프로그램보다 드라마 형식에 대한 선호가 강하다는 것도 희망을 주는요인. 그러나 무엇보다 위에서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노력이 시트콤의 생존을 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시트콤 연출자들은 “드라마적인 요소를 좀 더 강화하고 연기력 있는 연기자가 시트콤에 참여해준다면 시트콤은 부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송주연 기자  sjy125@dailysports.co.kr
출처 : 일간스포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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