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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핑클팬    [기사] 재연 프로그램, 과연 ‘황금기’ 인가? 2002/08/19
[On Air] 재연 프로그램, 과연 ‘황금기’ 인가?  
[속보, 연예오락] 2002년 08월 16일 (금) 17:05

지난 7월 13일, SBS는 부분개편을 단행하면서 ‘재연 프로그램’을 두 개나 신설했다. ‘깜짝 스토리 랜드’(화요일 밤 11시 5분)와 ‘ 휴먼 TV, 유쾌한 세상’(월요일 저녁 7시 5분)이 그것. MBC에서 방영중인 ‘타임머신’이 큰 인기를 끌자 사전준비도 없이 급하게 만들어졌다. 내용은 여타의 프로그램과 다를 것이 없다. 시청 자들이 겪은 황당하고 유쾌한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는 프로는 똑같은 기획의도와 소재로 만들어진 두 개의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은 착각까지 일게 한다.
MBC측에서는 ‘타임머신’의 독창성을 주장하고 싶겠지만, 지난 4월 ‘원조의 자부심’을 스스로 포기했다. 진행방식과 내용이 ‘타임머신’과 거의 동일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내놓았기 때문. ‘ 신비한…’의 ‘진실 혹은 거짓’ 코너는 지어낸 이야기 하나를 추가 하고, 실제 있었던 얘기를 재연함으로써 사실상 ‘타임머신’과 동일 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언제 어디에 실린 내용인지를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점. 방영 초에는 내레이션을 책임지는 성우 까지 같아 시청자들을 헛갈리게 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신비한 …’이 타임머신의 ‘이복남매’라는 ‘소문’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S도 재연 프로그램의 인기에 편승하고 있다. 재연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던 ‘쇼 파워 비디오’에 김경식의 황당극장 코너를 신설하더니 최근에는 일반 교양프로그램에서도 재연기법을 남발하고 있다. iTV에서도 재연 프로그램은 상종가다. ‘리얼 스토리 실제상황’과 ‘미스터리 극장 위험한 초대’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외관상으로만 보면 ‘재연 프로그램’이 ‘황금기’를 누리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 갈수록 ‘상향조정’되는 선정성, 과장연출, 왜곡보도 -

지난 11일 ‘타임머신’은 빚만 받으러 가면 알몸으로 시위하는 채무 자와 수려한 용모와 말솜씨를 이용, 강남의 부유층 여성들과 ‘부적 절한 관계’를 맺은 희대의 카사노바 사건을 재연했다. 보는 이에 따라 충분히 선정적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최근 자주 발견된다. 성도착증 남성이 상체를 드러낸 채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장면, 성불구인 남편 때문에 ‘긴긴 밤’을 보내는 한 여성이 바늘로 허벅지를 찔러가며 성욕을 참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최근 시각장애자로 태어나 동네의 씨받이로 유린당한 여성들의 사례를 보도한 MBC ‘우리시대’는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는 척하면서 결국은 흥미 위주다”는 의혹을 받았다. 재미만을 쫓는 사태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SBS ‘깜짝 스토리 랜드’측은 월드컵 이후에 방영된 에피소드의 주인공 이름에 축구 국가 대표선수들의 이름을 살짝 바꾼 ‘성종국’(송종국) ‘김을용’(이을 용) ‘김영표’(이영표)를 이용해 그들을 아끼는 팬들에게 거센 비난 을 받았고 ‘깜짝 스토리 랜드’는 재연을 하면서 주인공들의 음성변조까지 해 ‘수사반장 찍냐?’는 비아냥을 들었다. 과장연출도 재연 프로그램이 빠지지 쉬운 함정이다.
지난 8월 3일 KBS ‘인간극장’에 서 방영된 김남일 선수 성공기편. 재연상황에서 김남일 선수의 아버 지는 방황하는 김남일 선수에게 무릎을 꿇고 “제발 축구를 계속해라 ”하며 굵은 눈물을 흘렸지만 뒤이어 등장한 김남일 선수 아버지는 “내가 그 때 눈물을 흘렸었나?”하며 고개를 갸우뚱해 신뢰성을 떨어뜨렸다.
재연 프로그램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소재빈곤’으로 인한 ‘사고’ 도 발생했다. ‘신비한…’측이 4회분 방영에서 소개한 ‘신발 해프닝으로 끝난 연쇄 살인 사건’의 내용이 MBC ‘이종환·최유라의 라디오 시대’에 소개되었던 에피소드와 동일했던 것. 이를 발견한 한 네티즌은 “같은 방송사라고 소재를 여기저기서 울궈먹어도 되는 것이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 독창적인 프로그램만이 공생의 지름길! -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어라’라는 신의와 의리는 적어도 방송가에서 만큼은 통용되지 않는다.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나눠갖는 순간, 준사람 측과 받은 사람 모두 ‘참신성’과 ‘독창성’을 잃기 때문이다. 채널만 돌리면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비슷한 소재의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을 질리게 한다. 현재, 재연 프로그램의 ‘과잉공급 ’이 언제 ‘소비심리’를 위축시킬지 모르는 것이다. 동종업계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유쾌함대신 말초적인 재미만이 거듭 되는 것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실제로 지난 98년 공중파 방송사들은 재연 프로그램 제작을 자제한다는 자정선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프로그램들은 ‘경찰청 사람들’ ‘토요 미스터리 극장’ ‘다큐멘터리-이야기 속으로’ 등등. 모두들 첫출발은 산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극적이고 황당한 내용만으로 꾸며진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시민단체들은 앞다투어 재연 프로그램의 저질성을 꼬집었다. 해결방안은 각 방송국이 PD들로 하여금 ‘시청률 지상주의’의 멍에 를 벗어 던지도록 도와 주는 것. ‘돈이 되는’ 특정 소재와 형식만 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독창성’이 배어나는 ‘아이디어 프로그램 ’을 쉴새없이 주문해야 한다.
‘바보 같은 사랑’등을 연출한 표민수 PD는 “PD와 방송사 모두 자신만의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창작활동을 해야 한다. 유행만을 쫓아서는 미래가 없다. 서로를 베끼는 현실이 되풀이 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 재연프로그램, 그것이 궁금하다 ■

- 소재발굴, 어떻게 하나? -

쓸 만한 소재를 찾는 일은 수능 만점을 받는 것보다 어려운 일. 준비 가 확실해야 시간이 절약된다. 재미있는 사건을 찾는 노하우는 수도권 일간지보다는 지방지 위주로 탐색하고, 신문보다는 잡지로 눈을 돌린다는 것. 또 전라도보다는 경상도 쪽에서 발행된 간행물에서 ‘ 대어’를 낚는 경우가 많다. ‘타임머신’의 제작진들은 1주일에 2~3 일을 국회도서관에서 보낸다고.

- 대역연기자의 출연료는? -

천차만별이다. 아역은 1∼5등급까지, 성인연기자는 6∼18등급까지로 분류된다. 엑스트라들은 보통 일당 3∼4만원을 받는데 비해, 등급이 있는 연기자들은 50∼200 만원까지 벌 수 있다. 시간 외 수당과 야외 촬영비도 별도. 하지만 등급을 따기 위해선 최소 1∼2년은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 외국인은 희소성 때문에 국내배우보다 2배 정도 높은 출연료를 받는다.

- 연기자 캐스팅은 어떻게 하나? -

캐스팅만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업체가 있다. 국내배우 전문업체는 20 여 곳, 외국배우 전문업체는 4∼5곳에 이른다. 중요 배역의 연기자는 대부분이 연극배우 출신.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촬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본기가 확실한 사람들 위주로 캐스팅한다.

<정성갑 기자 a53119@mk.co.kr>


출처 : 시티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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