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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미소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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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섹시 이미지, 이효리 이후가 문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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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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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이미지의 여가수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수 채연과 빈이 지난 4일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축하무대에서 야한 의상을 입고 남자배우를 향해 선정적인 춤을 췄다고 해서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면서 섹시미는 어떻게 발현돼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최근 몇년 사이에 섹시 이미지로 가장 성공한 여자 연예인은 이효리다. 이효리는 자신감으로 무장한 ‘남성지배형 섹스어필’이라는 섹시미의 한 장르를 확실하게 구축했다.
이효리 이후 잇따라 나타난 섹시 여가수들은 여전히 섹시미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 ‘이효리가 성공했으니 나도 한번 해보자’는 이효리 아류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여기서 대중이 느낄 수 있는 건 ‘쾌(快)’가 아니라 상업성이라는 속셈이다.
이는 장윤정의 ‘어머나’의 대성공 이후 우후죽순 생긴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이 ‘장윤정 워너비’ 소리를 듣는 이치와 유사하다.
문화평론가 김종휘는 섹시한 이미지가 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만 가는 안이한 기획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섹시한 이미지도 자신만의 표정과 이야기를 가지고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짜 섹시한 스타는 노출을 그리 심하게 하지 않는다. 최고의 섹시스타 마돈나나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늘 벗고 나오는게 아니다. 다섯번중 1~2번만 노출 패션을 선보이고 귀부인 치장도 하고 정숙한 모습으로도 나온다. 마릴린 먼로가 의자에 앉아 기타치면서 노래한다 해서 누가 어색하다고 하겠는가.
섹시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노출을 해서 섹시함이 강화되기도 하지만 눈빛만으로도 남성을 유혹할 수 있다. 어떤 여성스타는 옷을 입는 게 훨씬 섹시해 보인다. 진짜 섹시한 스타는 다양한 여성의 미적 감각이 형성되며 그래야 고급스러운 섹시미도 뿜어낼 수 있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는 노출의상으로 섹시미를 부각하는 여가수의 전략은 가뜩이나 위축된 대중음악 시장을 더욱 황폐시킬 뿐이다. 여성 스타의 성적 매력을 활용할 때에는 노골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만 추구해서는 ‘섹시미=싸구려’만 남는다. 물론 노출을 좋아하는 마니아 팬은 거느릴 수 있겠지만 대중 전체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섹시가수는 동정심만 안겨준다.
섹시한 가수에게 더 중요한 요소는 자신감과 자연스러움이다. 마광수 교수는 섹시함과 야함은 자연스러움이 생명이라고 70년대부터 강의시간에 얘기해왔다.
그래도 이효리는 무대에서 춤을 추며 노래할 때와 ‘면티’ 입고 사석에서 얘기할 때나 일관적인 이미지가 느껴진다. 내숭 떨지 말고 속에 있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할 만큼 당당하고 털털한 분위기 같은 것이다. 이게 이효리식의 카리스마다.
이효리 이후의 섹시가수들은 섹시미를 스스로 선택했다는 분위기를 보여줘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섹시미라고 느껴질 때는 보는 사람이 어색하다. 무대위에서 폭발적인 섹시미를 보여주다가 오락프로그램에서 수줍어하면 이미지의 괴리감이 느껴진다.
어린이가 학예회 무대에 올라 자신감을 갖지 못해 무대 뒤에 있는 어머니를 향해 슬쩍슬쩍 훔쳐보는 건 귀여움으로 봐줄 수 있지만 섹시미를 자발적으로 선택하지 못해 드러내는 자신없는 ‘기계적인 표정’은 기획스타의 한계를 보여줄 뿐이다.
‘포스트 이효리’의 섹시함은 이효리를 뛰어넘어야 성공할 수 있다. ‘강요된 섹시함’보다는 자신만의 고유 재산으로서의 섹시함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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