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 ‘애니모션’ 천하통일
3분짜리 CM송, 다운로드 1위
[조선일보 최승현 기자]
이제 음반시대는 끝났다?
음반 없는 히트곡이 등장했다. 요즘 10·20대 젊은이들 휴대전화에서 가장 많이 울려퍼지는 노래는 ‘애니모션(Anymotion)’.
‘섹시 스타’ 이효리가 노래 부르고 ‘신화’의 에릭이 유연한 랩을 삽입한 이 노래는 3월 7일 인터넷을 통해 처음 공개된 지 20일 만에 SK텔레콤, KTF 등 주요이동통신사업자의 컬러링, 벨소리 다운로드 1순위를 ‘천하통일’했다. 게다가 각종 포털사이트, 개인 홈페이지 등에서 뮤직비디오도 무차별 확산 중이다. 3분30초짜리 이 노래의 정체는 사실 CM송이다. 이효리를 휴대전화 애니콜 모델로 써온 삼성전자가 새로운 광고전략으로 기획했다. 때문에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는 데도 저작권 관련 문제가 전혀 없다.
애니모션의 등장은 대중문화 상품의 생산과 유통 구조가 완전히 역전됐다는 ‘증언’이기도 하다. 히트곡을 기업 혹은 상품의 CM송으로 빌려 쓰고 그 노래의 이미지를 업은 가수가 모델로 등장하던 것이 과거였다면, 이번에는 기업이 자사 광고모델로 이미지를 만든 가수에게 노래를 입히고 그를 앞세워 젊은이들을 유혹하는, 거꾸로 된 루트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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