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매거진] “앤틱 목걸이하고 공주돼볼까” (2003.05.22)
“공주의 목걸이를 찾아라!”
요즘 유행하는 TV 드라마에서 많이 듣던 말이다. 하지만 이 대사가 백화점 주얼리 매장이나 길거리 액세서리 좌판에서도 심심찮게 들린다.
SBS 주말드라마 ‘천년지애’에서 백제 공주(성유리)가 애타게 찾는 ‘야광주’는 방송사 의상팀에서 만든 구슬목걸이. 공주가 2003년 서울에서 차는 목걸이는 압구정동의 수입 목걸이 편집매장 ‘루이 앤 레이’ 제품이다. 성유리의 코디네이터 박미영씨는 “공주가 과거에서 온 인물이란 점을 부각하기 위해 반짝이는 금이나 은 대신, ‘앤티크한’ 느낌의 액세서리를 골랐다”고 말했다.
드라마의 영향이 아니더라도 ‘앤티크(Antique·골동품)’와 에스닉(Ethnic·민속)’은 올 들어 자주 언급되는 패션 용어다. 앤티크 또는 에스닉 액세서리는 다소 낡은 듯한 금속에 오색찬란한 보석과 구슬을 엮어 만든 것이 특징. 복고풍 의상과 함께 착용한 앤티크 액세서리는 중세 귀족을 연상시킨다. 에스닉 액세서리는 히피 패션의 기본.
올 여름에는 이러한 앤티크·에스닉 액세서리가 눈에 띈다. ‘불가리’는 그동안 아줌마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유색 보석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무지개빛의 목걸이 ‘알레그라’는 열대풍 의상(트로피컬 룩)과 잘 어울린다. 얼마 전 열린 칸 영화제에서 니콜 키드먼은 불가리의 알록달록한 목걸이를 착용해 주목을 끌었다.
불가리가 서양 공주를 타깃으로 했다면, ‘까르띠에’는 동양 공주에게 목걸이를 선사한다. 까르띠에는 중국 황실의 분위기를 액세서리에 담은 ‘르베제뒤드라공’을 내놓았다. 이 보석은 중국 전통 문양에 다이아몬드·금·옥·오닉스·루비를 사용해 화려함을 강조했다. 검정과 빨강의 대비가 중국 공주의 위엄을 나타낸다.
고가 보석 브랜드에서 앤티크 액세서리를 내놓았다면, 캐주얼 브랜드에서는 나무·자개 등을 이용한 에스닉 액세서리를 선보인다. ‘미스 식스티’는 각기 다른 색상의 나무조각을 빨강·노랑·초록 구슬과 엮어 목걸이를 만들었고, ‘모르간’은 터키석과 은을 이용한 티베트 여인의 액세서리를 보여줬다.
앤티크·에스닉 액세서리는 보석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그래서 백화점 보석 브랜드보다는 오히려 길거리 리어카 액세서리가 더 개성이 넘친다. 자신이 직접 끈과 보석, 구슬을 사다가 목걸이·팔찌를 만드는 사람도 많다.
자신의 탄생 달에 어울리는 보석을 목걸이로 만들면 어떨까? 1월은 ‘가넷’, 2월은 ‘자수정’, 3월은 ‘아쿠아마린’, 4월은 ‘다이아몬드’, 5월은 ‘에메랄드’, 6월은 ‘진주’, 7월은 ‘루비’, 8월은 ‘페리도트’, 9월은 ‘사파이어’, 10월은 ‘오팔’, 11월은 ‘시트린’, 12월은 ‘터키석’이 탄생석(birthstone)이라고 하니, 올 여름 목걸이 수호신 하나 가져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박내선기자 nsun@chosun.com )
출처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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