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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공연 리뷰] 뮤지컬 '아이다', 환상적 무대 효과 객석 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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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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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다'한국 뮤지컬 새 장 열었다
'기립박수' 8개월 대장정 돌입
환상적 무대 효과 객석 압도
옥주현등 배우들 빼어난 열연
현대 뮤지컬이 예술성보다 상업성을 더 신경쓰는데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시대 흐름이 그렇다면 어쩌랴. 더 질 높은 상품에 박수를 보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총 제작비 120억원이 투입된 대작 뮤지컬 '아이다'가 LG 아트센터에서 27일 뜨거운 기립박수로 8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베르디의 오페라를 엘튼 존(작곡), 팀 라이스(작사) 콤비가 각색한 이 디즈니 뮤지컬은 '이왕 만들려면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글로벌 문화상품이다.
지난 2001년 국내에서 공연된 '오페라의 유령'처럼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연출과 안무를 맡고, 무대와 의상 등 모든 장비를 브로드웨이에서 공수해와 한국배우들을 기용해 무대에 올렸다. 전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내용을 틀어대는 영화에 도전이라도 하듯 배우와 언어만 빼고는 모든 게 똑같다. 심지어 배우들의 손동작 하나까지 애드리브가 허용되지 않는다.
이미 정평이 난 환상적인 무대 메커니즘은 찬탄을 불러 일으킨다.
거대한 풀장에서 수영복을 입은 미녀들이 유유히 헤엄을 치고, 난데없이 펼쳐지는 화려한 패션쇼가 시선을 붙들어맨다. 반짝반짝 별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 레이저로 재현한 피라미드가 등장해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피카소의 입체기법을 연상시키는 감옥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색채 또한 환상적이다. 수시로 변하는 울긋불긋한 색조는 무대에 마술을 부리는듯 하다. 그런 색조를 활용한 실루엣 역시 인상적이다.
객석을 압도하는 화려한 볼거리 속에서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였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아이다 역의 옥주현은 사랑과 조국 사이에서 갈등하는 누비아의 공주를 무난하게 소화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뮤지컬 무대는 처음이어선지 대사전달이 조금 서툴렀지만 고음역을 오가는 탁월한 가창력은 여느 외국 배우 못지 않았다. 특히 소울풍의 애절한 음색은 노예로 잡혀온 비련의 공주와 딱 어울렸다.
'라다메스' 역의 이석준은 비극적인 사랑에 빠진 장군을 열정적으로 연기했고, '암네리스' 역의 배해선은 '내가 입은 드레스야말로 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외치는 철부지에서 한 나라의 근엄한 지도자로 변신하는 공주를 노련하게 보여줬다.
비극이자 사극이지만 그런 분류는 큰 의미가 없다. 국적과 인종을 초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뮤지컬로 다듬어낸 디즈니의 솜씨가 놀랍기만 하다. 다만 모든 것이 매끈하게 계산된 탓에 가슴 밑바닥을 후벼파는 드라마의 끈끈함이 희석된 듯해 아쉽지만 말이다.
신시뮤지컬컴퍼니, CJ엔터테인먼트 제작. (02)2005-0114 < 김형중 기자 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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