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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cketlink| <아이다>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시카고> 출연은 어떤 계기가 있었나.
옥주현| <아이다> 할 때부터 신시뮤지컬 대표가 다음 작품으로 어떤 걸 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그때 <시카고>를 하고 싶다고 했고 마침 신시뮤지컬이 <시카고>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어서 하게 되었다. 뮤지컬배우라면 누구든 하고 싶은 작품이 <시카고>다. 이 작품을 위해 음반 작업도 뮤지컬 일정에 전적으로 맞췄다.
ticketlink| 맡은 배역이 록시 하트다. 직관적으로 생각할 때는 록시보다 벨마에 더 가깝지 않나?
옥주현| 처음에는 벨마든 록시든 어떤 역을 정해서 요청 받지 않았다. 단지 브로드웨이에 가서 뮤지컬을 봤더니 벨마 역은 좀 더 연륜이 있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내 나이와도 비슷한 록시 하트 역할을 하기로 했다.
ticketlink| 좀 전에 음반작업까지 뮤지컬 일정에 맞췄다고 했는데, 앞으로의 활동은 뮤지컬 에 힘을 싣는다는 말로 들린다.
옥주현| 고등학교 때 성악을 전공해서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다. 서른 살부터는 방송보다 무대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그것이 내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른이 되었을 때, 내가 하겠다고 하면 거저 되겠는가? 그 전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다>를 하기 2년 전에도 뮤지컬 제의가 있었지만 일정이 안 맞아서 못했다. <아이다> 할 때만 해도 주위의 절반 정도가 말릴 정도였다. 나중에 연예계에서 더 성공한 다음에 해도 될 텐데 왜 그리 서두르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쳇말로 '잘 나갈 때' 한 번 무대에 선다는 생각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루고 싶었던 꿈이었기에 길게 보고 시작했다. 뮤지컬대상에서 신인상 받은 것도 병아리에게 잘 하라는 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ticketlink|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40대에는 어떤 모습일까?
옥주현| 40대에는 벨마 역할을 하고 싶다. 나이와 철 드는 것이 비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정도는 되어야 벨마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 벨마 하시는 최정원 선배도 30대 후반이시다. 뮤지컬에선 난 아직 신인이라 배울 것이 많다. 그때는 <맘마미아> 무대에도 서고 싶다.
ticketlink| 그토록 하고 싶었던 <시카고>를 막상 연습해보니 어떤가?
옥주현| <아이다>는 모든 배우들이 날 아름답고 멋지게 표현해주어서 대사를 하고 노래만 부르면 됐다. 하지만 <시카고>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대사 중에 발을 옮기는데, 그 발이 왼발인지 오른발인지까지 세세하게 정해져 있어서 그걸 익히는 것도 바쁘다. 그러나 무대에 섰을 때는 그것이 계산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가야 하지 않은가. 그래도 재밌게 하나씩 익혀가고 있다.
ticketlink| 2000년에 라이선스 공연을 했고 2003년에는 오리지널 팀이 와서 뮤지컬 <시카고> 공연을 했다. 그런데 올해 또 다시 라이선스 공연을 하는 것은 새삼스럽다는 반응이 있다.
옥주현| 난 그와 반대로 생각한다. 오리지널 공연이 오히려 재미없었단 분들이 많았다. 이유는 그거다. 블랙코미디의 묘미는 대사에 있는데, 그 대사를 한국 문화 속에서 살던 사람들은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가령 록시가 벨마에게 자신에겐 변호사가 없다는 얘기를 하면서 한 지방 사람들의 말투를 예로 들어 말한다. 그런데 그 지방 사람들의 특성을 알지 못하면 이 대목에서 절대 웃을 수가 없다. 그 지방 사람들은 겉으로만 교양 있고 생각해주는 척 하는 사람들이어서 우리 말로 직역을 하면 도통 재미가 없다. 아마 오리지널 <시카고>가 재미있었던 분이라면 외국생활을 오래 해서 그 문화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아쉬움은 오히려 라이선스 공연으로 극복될 것 같다. 지금도 대본이 완성된 것이 아닌, 연습을 하면서 계속 수정 중이다. 춤과 스텝은 모두 같지만 농담을 알아듣지 못하면 <시카고>의 진수를 맛보지 못하는 것이다.
 ticketlink| 그 대사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부담도 크겠다.
옥주현| 대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 <아이다>는 무대, 의상이 날 최고로 만들어 줬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모든 것을 나 혼자 짊어져야 한다. 의상이나 무대의 화려함도 없이 블랙코미디의 요소를 살려 배우가 돋보이게 만들어진다. 그래도 춤에서의 볼거리는 풍성하다. 영화에서는 벨마 신과 마지막 벨마와 록시가 공연하는 장면을 제외하곤 밥 포시의 춤을 볼 수 없었지만 뮤지컬에서는 남자들의 춤도 굉장히 멋있다. 기본적으로 발 동작이 많고 라인이 참 아름답다.
ticketlink| 첫 작품 <아이다>에서의 아쉬움과 어려움도 있었을 듯하다.
옥주현| 내 연기가 가장 아쉬웠다. 또 개인적인 소송 건 등으로 힘들었던 시기다. 하지만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매일 같은 공연을 8개월 해야 했기에 항상 처음이라고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것이 어려웠다.
ticketlink| 그래도 실수를 한 적은 없던 것 같다.
옥주현| 아니다. 대사 실수도 많았다. 아.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다. 무대가 오토라서 스위치를 한번 누르면 그래도 무대가 움직인다. 라다메스의 몸을 닦아주는 장면에서 내 뒤로 목욕 수건 같은 소품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라다메스와 말싸움을 하다가 그걸 라다메스에게 집어 던지는 신이 이어진다. 그런데 그날따라 무대 소품이 나오질 않는 거다. 뭔가 뒤가 휑한 느낌이 들어 돌아보니 아무것도 없더라. 하는 수 없이, 입고 있는 치마가 길어서 그걸로 등을 닦아줬다. 하지만 던질 수가 없잖나.
격앙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데 치마를 던질 수가 없어서 순간적으로 침을 뱉었다. 하하. 그 다음에 이어지는 - 아이다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 라다메스의 연기가 정말 리얼했다. 위험한 순간도 많았다. 무대 위에 몇십 킬로짜리 쇠사슬이 매달려 있었는데, 그날따라 무대에 조금 늦게 나가서 다행히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나를 비롯한 배우들이 무대로 나가기 바로 전에 쇠사슬이 떨어지더라. 공연기간이 워낙 길다 보니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정말 끝이 없다.
ticketlink| <아이다>에서의 연적이었던 배해선과 록시 하트 역에 더블 캐스팅되었다. 둘의 매력이야 생김부터 다르지만 무대는 어떻게 다를까.
옥주현| 배해선 언니는 굉장히 노련하다. 비교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록시는 의외성이 많은 인물인데, 나 역시 그 의외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천진난만함 같은. 그 귀여운 면의 수위를 잘 조절해 보려고 한다. 해선 언니와는 스텝에서 몇 개 다른 안무가 있다. 둘의 각기 다른 매력은 무대 위에서 더 잘 드러날 것이다. 
ticketlink| 공연까지 한달 남짓 남았는데,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록시의 모습과 얼마나 가까워졌나.
옥주현| 50%까지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록시의 모습에 다가간 것 같다. 지금은 감정보다는 외우기에 급하지만 뒤로 갈수록 가속도가 붙으니까 걱정하지 않는다.
ticketlink| 2000년에 선배들이 이미 세종문화회관 4천 석을 매진한 기록이 있다. 이제 3천 석으로 바뀌었지만 객석을 모두 채울 자신 있는가.
옥주현| 물론이다. 관객들께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안 보시면 후회하신다는 것.
ticketlink|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옥주현| 배우다운 배우가 되고 싶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단 생각은 해보지 않았지만 지금으로선 그 사람의 인생을 충실히 무대 위에서 살아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인선 기자
(iwanna@ticketli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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